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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영상

tvN <밥블레스유 시즌1> 24화를 보고

요새 재밌게 보고 있는 밥블레스유를 보는데 인상적인 대화가 있었다.

 

 

이미지 출처: 밥블레스유 24화 중에서

 

 

개그우먼 이영자님은 30대에 큰 실패를 겪고, 스스로를 바꾸고 싶어 그전까지 자신이 싫어하고 피했던 것을 일부러 시도했다고 한다.싫어하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고수를 먹어보고, 편해서 고집하던 집에 가는 방식도 일부러 바꿔서 가 보고. 그렇게 해보고 나니 그때까지 자신이 싫어하던것, 편하고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냥 자신이 만들어낸 편견이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스스로가 정한 틀에 스스로를 가둬두고 있었는데, 그걸 깨고 나왔더니 아무렇지 않았고 오히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위해 그런 시도를 했다는 그녀가 대단하다 생각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 땐 자신만의 무언가를 고집하거나 자기확신에 가득 찬 사람들을 보며 멋있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는 그렇지가 않다. 자기확신에 가득 차서 모든 문제 상황에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야' 식의 답을 뽑아내는 사람들을 볼 때면 조금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매 선택의 순간순간 판단을 최소화 하려는 건 그로 인한 불안과 고민을 회피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게 편한 삶의 방식일지는 몰라도 결국 생각과 행동을 프레임 안에 가둬두는 건 언제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는 도로에서 사이드 미러도 백미러도 없이, 한쪽만 보며 달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건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바뀌어야만 할 때가 오고, 지금도 바뀌고 있다.  이제는 어떤 것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사람이 더 단단한 사람같아 보인다. 어릴 땐 스스로가 만든 프레임에 갇히지 말아야지, 생각을 자주 했는데 그것도 이젠 바뀌었다. 프레임 같은 거 자체를 안 만들어야지. 혹시나 만들고 있는지 잘 관찰하며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에 sns 프로필을 적는란에 뭘적을까 하다 아무래도 목표 같은걸 적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생각해봤다. 서른이 다 되어가는 난 이제 어떤 꿈을 가져야 할까 고민하다 ‘고집이나 편견이 없는 유연하고 유쾌한 어른으로 자라는 게 꿈’이라고 적었다. 그걸 본 친구들이 꿈이 거창하시네요 같은 말을 한마디씩 하곤 했는데, 뭐 꼭 이룰 필요 없는거니까. 저 문장을 이루는 것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18.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