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지원하는 글쓰기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7시에 시작한 강의가 9시쯤 끝났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 쪽으로 내려갔다.
저 멀리서 집에 한번에 가는 605번 버스가 오고 있는 게 보였고 아무 의심 없이 횡단보도를 건너 탔다. 집에 한 번에 가는 버스를 안 기다리거 바로 타게 되다니 운도 좋지, 생각하며 기분이 꽤나 좋았다.
10분쯤 지나 핸드폰에 집중하던 머리를 들어 창밖을 보니 버스는 서울역을 지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한강다리를 향해 가고 있어야 할 버스였다.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아무 의심 없이 타고서는 집에 가는 버스가 빨리 왔다며 좋아했던 거였다.
다행히 버스는 회차지점을 돌아 내가 원래 가려했던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예상했던것보다 한참이 더 걸려 집에 도착했다. 버스가 빨리 왔다며 좋아했던 찰나의 순간이 우습게 느껴졌다.
지금 좋은게 좋은 게 아니다. 집에 가는 버스가 빨리 와서 좋다고 판단했지만 정작 그 버스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매번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좋다 싫다, 기쁘다 괴롭다 판단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유혐간택 유혐간택, 머리로만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기만하다. (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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